
항공사의 기내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철저한 시스템과 전문성이 집약된 결과물입니다. 티웨이항공의 기내식 기획 및 운영을 담당하는 소진영 담당자의 일과를 통해 기내식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살펴보면, 물류 관리부터 메뉴 개발, 위생 관리까지 모든 단계에서 승객 만족을 위한 고민이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기내식 산업의 구체적인 작동 원리와 함께 그 안에 담긴 과제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대규모 물류 시스템, 하루 3,500식의 기내식 관리
티웨이항공 인천 물류 센터는 인천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의 기내식과 면세품을 관리하는 종합 케이터링 공간입니다. 하루 평균 3,500식이 이곳에서 준비되며, 유럽 5개국과 호주, 밴쿠버까지 취항하는 노선을 커버하기 위해 최근 3층 규모로 증축까지 완료했습니다. 기내식 전용 카트 한 대에는 최대 256개의 기내식이 적재되며, 드라이아이스를 활용해 신선도를 유지합니다. 이러한 물류 시스템은 항공 보안 구역 내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고, 탑재 과정 또한 접근 불가능한 위치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같은 대규모 물류 시스템은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항공 산업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가 실제로 얼마나 비용 효율적인지, 그리고 폐기되는 음식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항공사들이 좌석 점유율에 따라 기내식을 준비하지만, 실제로는 상당량의 음식이 폐기된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환경과 비용 측면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지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물류 센터의 증축이 단순히 물동량 증가 때문인지, 아니면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전략적 투자인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메뉴 개발 과정, '대중적 맛'을 찾는 품평회의 딜레마
기내식 메뉴 개발은 현지 제조업체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로마 노선의 경우 이탈리아 현지 소재 업체에서 제작된 메뉴를 지속적으로 테스트하며, 소진영 담당자는 "가장 대중적인 맛을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균형을 고려하면서도 한국인에게 친숙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채식 메뉴에 대한 승객 요청이 증가하면서 양배추 롤과 토마토 쿨리 소스, 비건 당근 라페 랩 같은 새로운 메뉴도 개발했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의 채식 전문 카페들을 직접 방문하며 견문을 넓히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제기됩니다. '대중적인 맛'을 추구하는 것이 과연 최선의 전략일까요? 항공 기내식은 제한된 공간과 조리 환경 때문에 이미 맛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여기에 지나치게 대중성을 강조하면 오히려 특색 없고 평범한 음식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항공사들은 오히려 현지 고유의 맛과 문화를 살린 차별화된 메뉴로 승객 경험을 높이는 추세입니다. 한국 항공사 역시 한식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다양한 문화권 승객들이 즐길 수 있는 메뉴 개발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품평회가 실제로 얼마나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의견을 반영하는지도 중요합니다. 담당자 개인의 입맛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 보다 체계적인 소비자 조사와 피드백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친환경 용기 도입, ESG 경영의 실질적 효과는?
티웨이항공은 LCC 최초로 대형 기물 자동 세척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든 기내식 용기를 고온 살균수로 세척해 재사용합니다. 더 나아가 기존 알루미늄 용기를 지속 가능한 산림에서 생산되는 테이퍼 몰드 소재로 변경하는 프로젝트를 1년간 진행했습니다. 이 새로운 용기는 투명 필름을 사용해 승객들이 메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2024년 10월 정식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븐 피팅 테스트 결과 기존 용기보다 오히려 더 우수한 성능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친환경 용기 도입은 분명 긍정적인 시도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환경 개선 효과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가 부족한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테이퍼 몰드 소재가 알루미늄에 비해 실제로 탄소 배출량을 얼마나 줄이는지, 생산 과정에서의 환경 부담은 어떠한지, 폐기 후 분해는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등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어야 진정한 ESG 경영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용기만 변경한다고 해서 항공 산업의 환경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음식물 폐기 감소, 로컬 식재료 사용 확대, 과대 포장 축소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친환경을 표방하는 것과 실제로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으며, 항공사들은 이를 투명하게 공개할 책임이 있습니다.
항공 기내식은 물류 시스템의 효율성, 메뉴 개발의 전문성, 친환경 노력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복합적 서비스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비용 절감 압박, 음식물 폐기 문제, 실질적 환경 개선 효과 검증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승객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목표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데이터와 투명성으로 뒷받침될 때, 기내식은 진정한 항공 서비스의 가치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티웨이항공 기내식 담당자 소진영의 하루 / 직업정보채널: https://youtu.be/kABDSVy72gA?si=yT_BiHzZmyhJe6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