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당신은 어딘가 낯선 면서도 묘하게 따뜻한 인상을 받을 수있다. 성이 없고, 모두가 직급의 상관없이 이름으로 불린다는 사실은 당신에게 신기하게 느껴질것이다 왜 아이슬란드는 수백 년 동안 성씨를 만들지 않았을까?, 그리고 왜 지금까지도 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을까?. 그 질문의 답은 법 이나 제도보다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 가깝다. 아이슬란드의 이름 문화에는 개인을 우선하는 태도, 관계의 거리감을 줄이려는 사회적 합의, 그리고 평등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려는 조용한 의지가 담겨 있다. 오늘 이 글에서 단순한 이름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어떤 삶을 선택해 살아가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한다.
아이슬란드의 이름 중심 문화와 특징
아이슬란드에서는 우리가 한국에서 익숙하게 사용하는 ‘성씨’ 개념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이름 뒤에 부계명 또는 모계명을 붙이는 독특한 방식이 사용된다. 예를 들어 아버지 이름이 욘이라면, 아들은 욘손, 딸은 욘스도티르가 된다. 이는 특정 가문을 대표하는 성을 이어가는 구조가 아니라, 이름 자체에서 알수있듯 ‘누구의 자녀인가’를 설명하는 매우 독특한 표현이다.
이 전통은 중세 북유럽 사회에서 시작되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유지되고 있다. 전화번호부, 학교 출석부, 병원 기록, 공공 문서까지 모두 이름 기준으로 정리된다. 심지어 대통령이나 장관 같은 고위 인사도 예외가 아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성 대신 이름으로 불리는 일들 흔치않게 찾아볼수있다.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는 여행자의 시선에서는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아이슬란드 사회에서는 이 방식이 오히려 편안함을 가져다준다. 이곳에서의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한 사람을 가장 직접적으로 부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이름을 부르는 행위 자체가 자연스럽고 평등한 관계의 시작처럼 받아들여진다.
성씨가 없는 사회가 만든 평등 의식
아이슬란드에서 성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요소가 바로 평등 의식이다. 성씨문화는 많은 다른나라 사회에서 가문, 계층, 역사적 배경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그러한 구분이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계해 왔다.
이름 중심 문화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구나 비슷한 위치에서 사회를 시작한다는 의미를 은근히 전달하며, 상사와 부하, 교수와 학생, 정치인과 국민이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는 환경에서는 권위가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관계의 거리도 줄어들게 된다. 이는 형식적인 예절보다 실질적인 존중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실제로 아이슬란드는 이름 문화와 맞물려 높은 사회적 신뢰도와 투명성을 유지하는 국가로 평가받는다. 물론 성씨가 없다는 사실 하나가 이현상의 모든것을 설명하지는 않지만, 사람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태도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름이 말해주는 아이슬란드의 가치관
아이슬란드의 이름 문화는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그들이 어떤 사회를 지향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혈통보다는 개인, 권위보다는 관계, 형식보다는 본질을 중시하는 태도가 이름이라는 일상적인 요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이름이 곧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되며, 최근에는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의 이름을 따르는 모계명을 선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으며, 성별 중립적 명칭에 대한 논의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전통을 존중하되, 현재를 살아가는 개인의 선택을 받아들이는 유연함 역시 아이슬란드 사회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특징이다.
이름 하나에도 사회의 철학이 담길 수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성과 이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마무리하며
아이슬란드가 성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특별하거나 이색적이어서가 아닌, 오히려 너무나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가문이나 배경, 직함으로 판단하기보다 한 명의 존재로 바라보려는 선택.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고, 불필요하고 불평등한 위계를 만들지 않으려는 태도. 그 조용한 문화 속에는 말로 크게 외치지 않아도 실천되는 평등의 가치가 흐르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이름 문화가 오래도록 유지되는 이유는 제도 때문이 아니라, 그 방식이 사람을 더 편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며, 우리가 이 이야기에 끌리는 이유 역시 그 안에서 인간적인 사회의 모습과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며 서서히 잊고 지낸 관계의 본질을 발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