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의 80%가 황무지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곳보다 활기가 넘치는 나라, 요르단. 사막 한가운데서도 역사를 쓰고 길 없는 땅 위에서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곳은 중동에서 손꼽히게 평화로운 나라입니다. 뜨겁고 간절한 마음이 가득한 요르단으로 지금 떠나봅니다.
암만의 심장, 알발라드 재래시장에서 만난 요르단의 일상
인천공항을 출발해 카타르를 경유, 약 15시간 만에 도착하는 요르단의 수도 암만. 요르단의 공식 명칭은 요르단 하심 왕국으로, 팔레스타인·시리아 등 격동의 역사로 둘러싸인 지역 사이에서도 중동에서 손꼽히게 평화로운 나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사막성 기후임에도 도시부터 사막, 바다까지 지역마다 풍경이 다채로운 곳으로, 야자수 너머로 보이는 모래빛 건물들과 이국적인 전통 의상, 길거리의 모스크와 히잡 쓴 여인들이 어우러진 첫인상은 많은 여행자들에게 예상 밖의 감동을 선사합니다.
암만에서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암만 최대 재래시장 알발라드입니다. 파란 하늘 아래 끝없이 이어진 이 시장에는 옷, 향수, 먹을거리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수많은 볼거리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이슬람권 사람들이 라마단 기간에 특히 즐겨 먹는다는 아타예프를 파는 노점입니다. 아타예프는 크림 치즈, 호두 등 다양한 속재료를 채워 먹는 빵으로, 막 구운 아타예프를 한입 베어 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마치 크림 치즈 만두 튀김과 같은 맛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시럽까지 듬뿍 뿌려 내주는 방식이 지나치게 달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우려와 달리 균형 잡힌 단맛이 일품입니다.
이 아타예프 가게는 1960년에 문을 열어 지금까지 3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유명집으로, 라마단이 시작되면 아타예프를 사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합니다. 아타예프를 빚는 모습은 꼭 우리나라 손만두 같아 이국적인 시장 한가운데서도 묘한 친근함을 느끼게 합니다.
알발라드를 걷다 보면 또 하나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카락을 가릴 때 쓰는 히잡입니다. 이슬람 문화에서 여성의 머리카락은 아름다움의 상징이기에 이를 가려 타인의 시선을 피하고 신에 대한 순종을 표현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슬람 국가들 중에서도 요르단은 히잡 착용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가족이나 지역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히잡을 쓰지 않은 현지 여성들에게 솔직한 의견을 물으면, "결국 개인의 선택"이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이는 이슬람 전통과 현대적 자유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요르단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사용자 비평에서도 지적되었듯, 이러한 문화적 배경에 대한 단편적인 설명만으로는 히잡을 둘러싼 복잡한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종교적 의무냐 개인의 선택이냐의 이분법을 넘어, 가족 공동체의 가치관, 지역 사회의 분위기, 그리고 개인의 신앙적 확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사회적 현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알발라드 시장은 그 모든 요소들이 공존하는 살아있는 현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구 위의 화성, 와디럼 사막에서 체험한 베두인의 삶
와디무사에서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한 와디럼 사막은 '지구 위에 화성'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붉은 사암 절벽과 광활한 모래 평원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실제로 화성 탐사 영화의 배경으로 사용될 만큼 독보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이곳은 중동의 유목민인 베두인들이 살아온 땅으로, 현재는 베두인 공동체가 관광을 담당하며 사막의 문화와 지혜를 여행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두인 가족과 함께하는 낙타 타기 체험은 와디럼을 대표하는 경험입니다. 낙타는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꽤나 높이 올라있는 느낌인데, 낙타가 일어서는 순간 순식간에 상공 2m로 올라서는 스릴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낙타 초보자라면 다리가 아파오는 것을 금세 느끼게 되는데, 이때 베두인 가이드 알리가 전수해주는 베두인 자세가 큰 도움이 됩니다. 한때 사막을 종횡무진하며 낙타와 함께 길을 익히던 베두인들의 지혜가 수백 년의 시간을 넘어 지금도 살아있는 것입니다.
많은 베두인들이 마을에 정착했지만, 그들의 지혜는 지금도 이 사막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이 됩니다. 사막을 건너며 외로워서, 혹은 졸음을 쫓기 위해 베두인들이 불렀다는 노래는 고요한 멜로디 속에 삶의 무게를 담고 있습니다. 막상 와보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고요하고 웅장한 와디럼 사막은, 황량함보다 오히려 압도적인 평온함으로 방문자를 맞이합니다.
이 지점에서 사용자 비평이 지적한 현지 문화에 대한 배경 설명의 필요성이 두드러집니다. 베두인은 단순한 관광 콘텐츠를 제공하는 집단이 아니라, 수천 년에 걸쳐 사막이라는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며 독자적인 문화와 지식 체계를 발전시켜 온 민족입니다. 낙타 타는 자세 하나에도 사막 생존의 지혜가 녹아있고, 베두인이 부르는 노래 한 소절에도 유목 생활의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그러므로 와디럼에서의 체험은 단순한 이색 관광을 넘어, 살아있는 인류 문화유산과의 만남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욱 풍성한 여행 경험을 만들어줄 것입니다.
한편, 중동 여행에 대해 막연히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요르단은 주변 분쟁 지역과 달리 정치적으로 안정된 왕국 체제를 유지하며, 외국 관광객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문화를 갖추고 있습니다. 와디럼에서 베두인 가족이 멀리서 온 손님을 풍족하게 대접하는 장면은, 요르단의 환대 문화인 '디야파(Diyafa)'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라마단의 밤, 이프타르와 타라위 기도로 이해한 이슬람 문화
라마단은 이슬람 달력의 아홉 번째 달로, 전 세계 무슬림들이 한 달간 일출부터 일몰까지 금식을 행하는 신성한 시기입니다. 요르단에서 라마단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이슬람 문화의 본질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슬람에서는 라마단의 단식과 저녁 기도를 몸과 마음을 닦는 시간이라고 설명합니다.
해가 지면 단식을 마치고 함께 식사를 나누는 이프타르가 시작됩니다. 요르단 어른들도 한국 사람들과 비슷하게 멀리서 온 손님을 풍족하게 대해주는 따뜻한 환대 문화를 갖고 있어, 이프타르 자리에서 아주 배불리 먹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행복했던 이프타르가 끝나고 나면, 바로 메카의 방향을 향해 기도가 시작됩니다.
라마단의 기도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프타르 이후에는 타라위라는 라마단 특별 저녁 기도를 위해 동네의 이슬람 사원으로 향합니다. 타라위는 꽤 오랫동안 이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미리 물을 나눠 마시며 준비합니다.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린 꼬마들과 소녀들도 함께 저녁 기도를 하러 모여드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형을 따라 기도하는 마음을 배워보는 작은 꼬마의 첫 타라위는 그 자체로 하나의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같은 마음으로 신을 향해 자세를 낮춥니다. 가자에 있는 사촌을 위해, 혹은 그 어딘가의 평화를 위해 조용히 끊임없이 기도를 이어가는 요르단 사람들의 모습은, 종교가 단순한 의례를 넘어 삶의 방식이자 공동체적 연대의 표현임을 일깨워줍니다.
사용자 비평에서 지적했듯, 이 콘텐츠의 가장 큰 미덕은 라마단과 베두인 문화 체험 부분의 생생한 전달력입니다. 그러나 라마단의 역사적·신학적 배경에 대한 더 깊은 설명이 더해진다면 독자의 이해를 한층 풍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라마단은 이슬람의 다섯 기둥 중 하나인 사움(Sawm), 즉 단식 의무에 해당하며, 단순한 금식 행위를 넘어 가난한 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신에 대한 감사를 새기는 영적 수련의 시간입니다. 이러한 맥락을 이해할 때, 사원 안에서 함께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단순한 이국적 풍경이 아닌 인류 보편의 종교적 열망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중동에 대해 막연한 위험 인식을 가졌던 여행자도 라마단 기간 요르단을 직접 경험하면 그 인식이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요르단은 오히려 라마단 기간 중 공동체적 유대감과 이웃 간의 나눔 문화가 극대화되는 시기로, 여행자를 향한 따뜻한 환대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이 글은 요르단의 문화와 사람들의 따뜻함을 생생하게 전달하면서도 알발라드 재래시장, 와디럼 사막, 라마단 문화라는 세 축을 통해 요르단의 다채로운 면모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비평이 지적했듯 감성적 몰입감은 탁월하나 배경 설명의 심화가 아쉬웠는데, 그 빈자리를 채울 때 비로소 요르단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깊이 이해하고 싶은 나라로 다가올 것입니다.
[출처]
영상 출처 : 요르단여행 [걸어서세계속으로] KBS 250426 방송 / KBS 트래블-걸어서 세계속으로/ https://youtu.be/G34tOFVUO9U?si=1dz29tHHVDmVOwVB